다음 달 7월 1일부터 '고무줄 가격' 도수치료의 시대가 막을 내린다. 회당 최대 30만원에 달하던 도수치료 비용이 이제 4만3천850원으로 통일된다. 한때 실손보험에 기대어 무제한으로 이어지던 '의료쇼핑'의 시대가 저물면서, 대한민국 비급여 의료 시장의 대전환이 시작됐다.
지난 2026년 6월 4일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도수치료가 '관리급여' 항목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오는 7월 1일부터 전국의 모든 병의원에서 도수치료 비용은 4만3천850원으로 일괄 적용된다. 환자는 본인부담률 95%가 적용돼 약 3만8천원만 내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과거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회당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제각각이던 '깜깜이 고무줄 가격'은 완전히 사라진다. 특히 조만간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은 도수치료를 보장 범위에서 아예 제외할 예정이어서, 실손보험에 기대어 번성했던 비급여 의료 시장의 한 축은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됐다.
이용 문턱도 대폭 깐깐해졌다. 이제 도수치료를 받으려면 반드시 마사지나 자세 교정 같은 기본 물리치료를 먼저 받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치료 횟수 또한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다만 수술이나 골절로 관절이 굳었다는 의사 소견이 있을 시에는 9회를 더해 연간 최대 24회까지 허용된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그동안 무분별한 도수치료 과잉 진료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불필요한 낭비를 막아 필수의료 분야에 재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비급여 항목의 무분별한 확장이 공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전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개원가에서는 4만원대 수가로는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도수치료 서비스를 아예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규제의 칼날이 미처 닿지 않은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의 '풍선효과' 우려이다. 병의원들이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체외충격파 치료나 영양주사 등 다른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올리거나 은밀하게 진료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도수치료 과잉 진료를 잡으려다 또 다른 비급여 항목에서 과잉 진료가 발생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비급여 관리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대전환이 단기적인 의료 현장의 혼란을 넘어 장기적으로 체외충격파, 영양주사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의 '풍선효과'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어할지가 핵심 과제이다.
향후 3년 주기의 재평가 과정이 단순한 규제에 그치지 않고, 의료 현장의 혼란과 또 다른 비급여 도피를 실효성 있게 차단해야 할 숙제가 정부에 남겨졌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 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