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앞으로 다가온 2026년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맞아, 과거 스트레스 해소나 사교의 상징이던 궐련 대신 '달콤한 유혹'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전자담배가 청소년층의 '복합 니코틴 소비'(지난해 61.4%)를 뉴노멀로 만들고 냄새 없는 이면에 '3차 흡연'이라는 숨겨진 위험까지 드리우면서, 과연 우리가 이 '화려한 유혹의 민낯'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WHO는 올해 '세계 금연의 날' 주제를 "화려한 유혹의 실체, 니코틴·담배 중독에 맞서자"로 정하며 담배 산업의 은밀한 공세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성인의 일반담배 흡연율은 2013년 24.1%에서 지난해(2025년) 17.9%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지난해 9.3%로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 흡연 양상이 궐련 위주에서 액상, 향, 디자인, 온라인 마케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층입니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청소년 흡연자 중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쓰는 비율은 61.4%로 2019년 47.7%보다 급증했습니다. 이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복합 니코틴 소비'가 이미 새로운 표준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 분석 결과, 전자담배 사용 청소년이 이후 일반담배 흡연자로 이어질 확률은 무려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자담배가 또 다른 중독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흡연의 폐해는 비흡연자에게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19세 이상 비흡연자의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직장 8.0%, 공공장소 8.6%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공동주택 층간 흡연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흡연 후 옷과 머리카락 등에 잔류하는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3차 흡연' 개념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자담배 역시 냄새가 덜할 뿐, 유해물질 노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흡연의 확장된 위협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금연 정책은 이러한 진화하는 담배 산업의 유혹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2026년 3월), 정부는 담뱃값을 OECD 평균 수준인 1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가 무산됐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효과는 단 4개월이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단순 가격 정책만으로는 근본적인 금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금연 정책이 단순 징벌적 접근을 넘어 청소년 보호, 금연 치료 확충, 그리고 가향 규제와 같은 비가격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지난달(2026년 4월 24일)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를 법적인 담배로 규제하기 시작하며 정책적 진일보를 이뤘습니다. 영국이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평생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비흡연 세대법'을 추진하는 것처럼, '더 달콤해지고, 더 가벼워지고, 더 가까워진' 담배의 유혹에 맞서 금연 정책 또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게 진화해야 합니다. 담뱃값 인상과 같은 단편적 대책을 넘어, 청소년을 니코틴 산업의 소비자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근본적이고 선제적인 비가격 정책과 금연 치료 지원 확대가 시급합니다. 미래 세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의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